(서평에세이_온전한 신뢰) 넌 혼자 읽냐? 난 때로 읽는다!
넌 혼자 읽냐? 난 때로 읽는다!
TGIM(Thank God It’s Monday,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책을 다 읽었다. 우리 모임에서는 읽을 책을 투표로 정한다. 눈만 돌리면 우리를 유혹하는 것 가득한 일상에서 하나님을 어떻게하면 신뢰할 수 있을까? 일상의 삶에 관한 책을 주로 읽었었는데 이번엔 하나님을 찐하게 만나보기로 했다. 딱딱한 제목에 조금 두껍고 빽빽한 글씨를 가진 첫 눈에 ‘넌 나와 안 맞아’ 라는 분위기를 풍기는 책이어서 당연히 다른 책이 뽑히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삶이 메시지다>를 이기고 이 책이 뽑혔다. 뒤숭숭한 시대에 ‘하나님의 약속을 이루어 가는 온전한 신뢰’에 다들 마음이 가는 것이리라.
<온전한 신뢰>와 첫번째 만남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근황토크를 하다 책으로 화제전환이 되어야 하는데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생각보다 딱딱한 책이라 말캉말캉한 뇌를 가진 우리에게 선뜻 융화되지 않는다. 성서신학 입문용 책이라는데, 신학을 공부하는 것이 왜 어려운지 알게 되는 순간이다. 성서신학은 성경 전체가 말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말한다. 성경 한 권을 꿰뚫는 하나의 관점을 가지고 다른 성경들을 읽어나가는 것이다. 다른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성경을 큰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딱딱한 책을 우리의 입으로 다져놓았더니 조금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즈음에는 조금 부드러워졌다.
이 책은 창조-타락-구원에 이르는 구속사, 믿음-소망-사랑의 우리 삶에 관한 이야기다. 자주 들어온 말들이어서 익숙하고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한장 두장 넘어가는 장수에 따라 조금씩 어긋나있던 개념과 생각들이 자리를 잡고, 생각의 빈 공간을 채워간다. 기억에 남는 말들을 몇개 적어본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셨다. ‘하나님이 인간을 지으신 것은 삼위일체 내의 부족함을 채우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충만함을 주체하지 못한 나머지 그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으셨기 때문이다.’(44) 천지를 창조하시고 심히 좋았더라라고 말씀하시는 그 표현이 가시화 된 것이 우리라는 것이다. 이제 다른 사람을 보면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기쁨을 보게 된다. 과연 나는 하나님의 기쁨을 나타내고 있을까?
저자는 죄의 본질은 하나님에게 엉뚱한 감사를 드리는 것이라고 한다. 하나님의 계획과 이루어가시는 일을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좋아 보이는 것에 감사하며 지낸다. 나의 부족한 것을 채우시고, 나에게 좋은 일들이 일어나게 하시는 하나님에게 감사한다. 그런데 이것이 진짜 하나님이 원하시는 감사일까? 엉뚱한 감사는 아닐까?
나는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면 하나님을 삶에서 만나며 함께 산다고 생각을 했다. 우선 믿음 안에서 나의 신앙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저자는 ‘믿음이란 믿을 수 없는 것을 믿는 것(believing)이 아니라,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알기에 그분의 말씀을 신뢰하는 것(trusting)이다.’(104) 하나님이 우리가 믿을 수 밖에 없도록 자신을 먼저 나타내신다. 우리는 하나님을 경험하기에 하나님을 믿을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이 예수님의 부활로 인한 우리의 구원으로 엄청난 은혜를 보여주셨다. 그런 하나님이 우리의 소소한 문제들을 그냥 넘어가시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 자신의 약속을 스스로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 우리는 그런 하나님을 믿고 있는 것이다.
‘순종의 반대는 불순종 그 자체가 아니라 망각이다.’(248) 하나님이 과거에 하신 일을 기억한다면 미래에 대한 소망을 품을 수 있고, 그것으로 우리는 하나님에게 순종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계속 말하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에게 먼저 하는 것이 없다. 이미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 준비해놓으셨다. 하나님이 하신 일을 보면 우리는 믿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는 말에서 ‘성경은 우리가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영원히 즐거워하기보다 다른 대상을 통해 만족을 누리고자 할 때 생기는 독을 치료하는 해독제이다.’(28)라고 말한다. 그 속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시는 약속과 행하신 일들이 있다. 책에 많은 성경 구절이 있는데 성경의 메시지 자체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생각에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밟아온 성경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성경에 있는 하나님의 흔적을 찾아보길 바란다.
온전한 신뢰의 마지막 날. 어느 때보다 가벼운 발걸음이다. 2015년의 시작보다 이 책의 끝이 왔음에 더 기뻐했던 우리다. 우리를 머리아프게 했던 책과의 결별이다. 혼자였다면 완독은 불가능했을 책을 덮으면서 북스터디의 힘을 느낀다. 혼자 읽고 멍하던 생각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하면서 하나하나 정리가 되고, 그것이 내 머리와 마음에 조금씩 자리잡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 다음 책은 <모험으로 사는 인생> 일상에서 모험으로 살아가는 인생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