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아빠
오늘이라는 예배 (티시 해리슨 워런 / IVP) 11_안식과 쉼 그리고 하나님의 일 본문
11 잠 : 안식과 쉼 그리고 하나님의 일
내가 잠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 침대에 누워 딸아이를 재우면서 핸드폰이 함께 한다. 핸드폰으로 게임도 하고, 책을 보기도 하고, 웹툰을 보기도 하며, 그 시간이 고된 하루를 보낸 나의 휴식시간이다. 하지만 그 휴식이 진정한 휴식은 아니다. 그렇게 뒹굴다보면 정작 잠은 늦은 시간 자게 되고, 다음날은 여전히 피곤하다. 이 것을 포기하고 누워 잠들었더니 하루가 상쾌하다. 더이상 만성피로의 하루를 보내지 않는다. 잠자는 시간 하루 동안 함께 한 하나님을 기억하고 기도하고, 딸 아이의 손을 잡으며 축복하고, 침대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내일을 기쁘게 맞이하는 준비 시간이다. 눈을 감았다 떴을때 시작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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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중 예배와 우리의 수면 습관은 둘 다 우리의 사랑과 신뢰와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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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수면 습관은 우리의 사랑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랑을 형성한다. 우리의 잠을 기꺼이 포기하게 만드는 무언가는 곧 우리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보여 주는 훌륭한 지표가 된다. 그러나 잠을 희생하려는 나의 의지는 덜 고상한 사랑을 드러내기도 한다. 나의 무질서한 수면 습관은 나의 무질서한 사랑을 드러내고, 오락과 생산성의 우상을 드러낸다. 나의 습관은 내가 무엇을 사랑하고 내가 무엇에 가치는 두는지 드러내고 형성한다. 수면 습관은 또한 우리가 신뢰하는 것을 드러내고 형성한다. 우리가 신뢰하는 것, 즉 긴 하루를 보내고 침대에 눕는 것은 진정으로 우리의 마음이 눕는 곳이다.
“주님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된 일이다. 일찍 일어나고 늦게 눕는 것, 먹고 살려고 애써 수고하는 모든 일이 헛된 일이다. 진실로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사람에게는 그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복을 주신다.”(시 127:1-2)
우리가 사는 도시를 지키고 우리의 안전을 궁극적으로 결정하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그분이 사랑하는 사람으로 우리를 부르셨고, 자신의 백성을 신실하게 보호하고 필요를 채우시는 그분 덕분에 우리는 그분이 주시는 쉼이라는 좋은 휴식을 향유할 수 있다.
성공회 기도서
“오 주님, 우리의 걸음을 인도하시고, 자는 동안 우리를 지켜 주소서. 깨어 있을 때는 그리스도와 함께 깨어 있게 하시고, 잠들 때는 평화롭게 쉬게 하소서.”
“사랑하는 주님, 이 밤에 일하는 이들과 지키는 이들과 슬피 우는 이들과 함께 깨어 계시고, 잠자는 모든 사람을 주님의 천사들이 지키게 하소서. 아픈 사람들을 돌보소서, 주 그리스도여. 피곤한 자에게 쉼을 주시고, 죽어 가는 자에게 복을 주시고, 고난당하는 자를 위로하시고, 괴로워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고, 기뻐하는 자의 방패막이 되소서. 모든 것을 당신의 사랑을 위해 하소서. 아멘.” -
우리에게는 잠이 필요하고, 이는 우리에게 한계가 있음을 뜻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하거나 안전하게 지키거나 세상을 정복할 수 없다. 잠은 현실을 드러낸다. 잠에 대한 강력한 필요는 우리가 유한한 존재임을 알려준다. 우리의 육체적 한계는 우리가 단지 먼지에 불과함을 매일 일깨워 주는 중요한 표지다. 우리는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인간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에게 이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것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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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잠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우리의 궁극적 한계를 깨닫게 해 준다. 우리 중 대부분은 우리와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이 언젠가 죽는다는 현실에서 도망치고자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쓴다. 그러나 죽음의 실재와 마주함으로써 우리는 바르게 사는 법을 배운다. 우리의 한계는 분명하고 우리의 삶은 잠깐에 그친다는 사실에 비추어 사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부활의 소망 안에서 사는 법을 배운다.
“내가 누워 곤하게 잠들어도 또다시 깨어나게 되는 것은, 주님께서 나를 붙들어 주시기 때문입니다.”(시 3:5)
매일 잠을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피조물이자 깨지기 쉬운 존재의 굴욕에 굴복한다. 그리고 그 연약함의 자리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과 죽음, 우리의 인생과 그 안의 모든 것이 그리스도 안에 감추어져 있는 실재 안에서 쉬는 법을 배운다. -
우리는 피곤한 자를 향해 와서 쉬라고 초대하시는 구세주께 가까이 나아가는 법도 함께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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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와 육체적 휴식은 함께 묶여 있다. 예배에서 우리는 모습을 드러내고 머무르고 쉰다. 유대 문화에서는 해가 지는 저녁에 하루가 시작된다. 하루는 쉼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편안히 누워 잠에 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유진 피터슨은 말한다. “히브리인의 자녁/아침 순서는 우리를 은혜의 리듬에 길들인다. 우리는 잠이 들고 하나님은 그분의 일을 시작하신다.”
하루가 어둠 가운데 시작할지라도, 하나님은 여전히 식물을 자라게 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쉼을 주고 보호하고 지키고 싸매고 구속하는 일을 하신다. 우리는 의식을 잃고 잠에 빠지지만 성령은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
스코틀랜드 목사 존 베일리는 잠에 관한 짧은 신학 에세이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잠에 들 때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일어난다”고 쓴다.
하나님께 사랑받고 그분께 기쁨이 되는 자녀로서 우리는 하나님이 이미 시작하신 일에 동참한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 그리고 교회를 통해 그분의 사역에 동참한다. -
그리스도인에게, 멈춤과 잠에 빠져 휴식을 위하는 행위는 하나님께 의존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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