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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라는 예배 (티시 해리슨 워런 / IVP) 10_차 마시기 : 성소, 음미하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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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라는 예배 (티시 해리슨 워런 / IVP) 10_차 마시기 : 성소, 음미하기

SMK_JOO 2020. 2. 29. 12:20

10 차 마시기 : 성소, 음미하기

나이 듦이 슬픈 이유는 어린 아이들이 감탄하는 것도 그저 익숙한 것중 하나일 뿐이다. 딸아이는 손가락 튕기며 나는 소리에도 신기해하며 아빠 다시 해봐를 연신 외친다. 막상 하는 나는 딸아이의 그 반응이 귀여울 뿐이다. 손가락 튕기는 것이 뭐 대수겠는가. 아침 해가 뜨고, 달이 뜨고, 별이 뜨고, 가끔 비가 내리고, 무지개를 보는 것. 이미 수많은 날들을 지켜보며 지내왔다. 익숙한 것에 감탄할 수 있다면 그 만큼 놀라운 일이 어디있을까? 여행은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 여행길에서 만나는 새소리에도 귀기울이게 만든다. 날마다 만나는 사람이 기쁨이 된다면, 아내와 아이가, 직장동료가 기쁨이 된다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즐거울까? 매일 만나는 하나님에 감탄한다면 매일 다른 곳을 여행다니는 기분이리라. 하나님은 지루해하시지 않으셨다. 모든 것을 손수 지으시며 기뻐하셨을 하나님, 그 하나님의 마음이 내게도 조금이나마 생겨나길 기도해본다.

  • 아이러니하게도 탐욕과 소비주의는 우리의 즐거움을 무디게 만든다. 우리는 쾌락주의적 회의주의자며, 탐욕스러운 금욕주의자다. 소비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즐거움을 찾기 위해 끝없이 에너지와 돈을 소비하지만 만족하는 법은 없다.
    또 다른 강력한 문화적 동인은 실용주의다. 실용주의는 아름다움과 향락에 대한 우리의 욕망을 폄하한다.
    실제로는 교회가 향락과 즐거움의 기술을 주도해 왔다. 커피는 사치에서 나왔다. 사치스러운 사람들은 볶은 원두와 우유 거품의 즐거움으로부터 기술을 만들었고 사치스러운 하나님이 바로 이들을 만드셨다.

  • 복음이 형성하는 문화는 선하고 바른 향락, 경축, 육감을 귀하게 여긴다.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즐길 때 우리는 하나님 자신을 반영한다.
    체스터턴은 하나님이 열정적인 아이처럼 자신의 창조 세계의 즐거움을 탐닉하시는 것을 상상한다.
    “어린이들은 생명력이 충만하고 그 마음이 열정적이고 스스럼없기 때문에, 맘에 드는 일들이 계속 되풀이되기를 원한다. 모든 데이지 꽃이 서로 빼닮은 이유는 기계적 필연성 때문이 아닐 것이다. 하나님이 각 데이지 꽃을 따로따로 만드시지만 그 작업을 결코 지켜워하지 않으셔서 그럴 것이다. 우리는 죄를 짓고 늙어 가지만, 우리의 아버지는 우리보다 젊으셔서 그럴 것이다.”
    우리는 죄를 짓고 늙어 가며, 우리 주변의 놀라운 것들에 점점 무뎌져 간다. 반직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인생 내내 우리는 자유로운 탐닉과 여흥을 다시 배워야 한다. 기독교 역사를 통틀어 기독교 예배는 심오하게 감각적인 경험이자 즐거움과 기쁨을 위한 훈련의 기반이었다. 

  • 일상에서 나오는 성소의 순간, 놀라움이 쿡 찌르며 내 바로 옆으로 다가오는 순간들을 만난다. 나는 나에게 얼마나 많은 것이 주어졌는지를 기억한다. 차를 마시는 이 조용한 순간은 모든 면에서 성소의 순간, 곧 아름다움의 안식처이자 예배의 장소가 된다. 

  • 우리는 단지 즐거움에 대해 감사할 뿐 아니라, 어떤 창조주가 이토록 사랑스러움과 아름다움이 흐르는 세상을 만드시는가 경탄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이 하루 중 이러한 작은 영광의 순간들을 방해한다. 바쁘고 실용적이고 급하고 산만한 우리는 무관심의 습관을 키우고, 하루 중 하나님이 모습을 드러내시는 이러한 작은 순간들을 놓친다. 나는 의식적으로 경배의 습관을 배워야 한다. 

  • 즐거움은 선물이지만 우상이 될 수도 있다. “앙코르”를 부르짖는 것-좀더, 좀더, 좀더 요구하는 것-은 건강한 즐거움을 중독으로 바꾼다. 우리는 만족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오직 하나님만 예배와 즐거움의 대상이 되실 수 있다.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분별력이 필요하다. 즉 바르게 즐기는 법을, 즐거움을 잘 누리고 해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하루 중 아름다운 작은 순간들은 우리에게 경배와 분별의 습관을 길러 준다. 그리고 회중 예배 안에서 누리는 즐거움과 감각은 이러한 작은 순간들을 구하고 받으라고 가르친다. 이 순간들이 함께 모여 우리에게 하나님의 선하심과 그분의 예술성을 알아보고 탐닉하는 기술을 훈련시켜 준다. 

  • 우리가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그리스도를 알아보라고 우리를 일깨워 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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